올해의 주제‘함께 가는 디지털의 혁신과 책임’

앨빈 토플러가 말한대로 지식정보 사회는 지식과 정보가 최대의 권력입니다. 급변하는 정보사회에서 개인과 기업, 국가는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권력을 위해 혁신과 학습에 매진해오고 있습니다. “커다란 권력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는 경구처럼, 정보사회에서 최대의 권력을 향한 추구는 새로운 책임의 문제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플랫폼, 알고리즘 등 최신 기술은 편리함을 주지만, 기술혁신과 편의만을 앞세운 서비스와 기업이 외면 받고 추락하는 사례도 국내외에서 잇따르고 있습니다. 막대한 영향력에 걸맞은 책임에 대한 고려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나쁜 의도를 가진 일부 기업만의 문제로 돌릴 수 없습니다. 기술 변화와 혁신으로 인한 사회 변화는 새로운 시민적 역량과 태도, 책임에 대한 성찰과 준비를 요구합니다. 디지털 사회에서는 빠른 기술 혁신에 걸맞은 사회적 합의와 기준이 없는 ‘문화 지체’ 현상이 생기기 쉽고, 혁신 위주의 기업 관행은 예상치 못한 반발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혁신이 일상화한 디지털 사회가 성숙할수록 이에 대한 시민적, 사회적 기준은 높아지게 됩니다.

엔진의 힘이 클수록 브레이크와 조향 성능이 강력하고 신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개인과 사회, 산업에서 거대한 영향력을 피할 수 없는 디지털에 대해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안전장치 마련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정보통신 기기와 서비스 분야 기업만의 일이 아닙니다. 모바일과 디지털 기술은 일상과 산업의 모든 영역에서 필수적 환경이 된 만큼, 모든 개인과 기업 그리고 전체 사회 차원의 논의와 대응이 필수적입니다.

필수 미래 역량과 생존능력 차원에서 4차산업혁명을 대비한 준비와 노력은 지난 몇 년간 활발했지만, 기술 급변에 따른 사회적 영향에 대한 접근은 미미했습니다. 디지털 사회가 성숙해짐에 따라, 영향력에 따른 거버넌스와 책임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자본주의가 성숙해지면서 기업은 영리 조직을 넘어 기업 시민으로 역할을 하고, 지속가능성과 ESG 가치 실현에 나서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빠른 발전과 광범한 영향력을 고려할 때, 디지털 환경에서 책임의 문제는 좀더 기민하고 전면적이어야 합니다. 이에 제1회 한겨레 사람과디지털포럼은 디지털 사회가 가져온 새로운 책임의 문제를 주제로 내걸고, 다양한 주체들의 지혜를 모으고 논의하는 마당이 되고자 합니다.

기업들이 나서서 디지털 기술의 영향력에 따른 사회적 책임에 적극 대응하는 움직임도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독일 등 국제사회에서 시작된 ‘기업의 디지털 책임(CDR)’ 강화 노력이 한 사례입니다. 개인적 차원에서는 신기술을 악용하는 범죄의 가해-피해자가 되는 일이 늘어나면서 디지털 리터러시 강화 등 개인의 역량과 책임을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과제도 제기됩니다. 국가와 사회는 알고리즘과 데이터를 이용해 거대한 권력으로 부상한 빅테크 기업과 플랫폼 사업의 다면성에 대한 사회적 통제와 새로운 디지털 시티즌십을 진작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답이 쉽지 않은 문제이지만 디지털 기술의 영향력 증대로 인한 책임의 문제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으며, 다양한 이해당사자 한쪽의 주도로 해결될 사안도 아닙니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의 지속적 혁신과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사회적 안전판입니다. 한겨레 사람과디지털포럼은 ‘함께 가는 디지털의 혁신과 책임’을 주제로, 디지털 환경에서 요구되는 새로운 책임의 문제를 함께 논의하고자 합니다.